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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광케이블 구조 및 설치 방법

by 매일내일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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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인터넷 고속도로, 해저 광케이블의 모든 것

요즘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지만, 이 속도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 인프라 중 하나가 바로 해저 광케이블이다. 많은 사람들이 위성을 통해 통신이 이뤄질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데이터 트래픽의 99% 이상이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 해외에서 스트리밍 되는 영상, 글로벌 화상회의까지, 이 모든 것이 원활히 작동하는 배경에는 ‘광케이블 부설선’이라는 거대한 장비가 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선박 없이는 지구촌의 초고속 통신이 불가능하다.

해저 광케이블이란?

해저 광케이블은 바닷속에 설치되는 광섬유 케이블로, 대륙과 대륙 사이 또는 국가 간 고속 통신망을 연결하는 핵심 장비다. 2024년 기준, 전 세계에는 약 500개 이상의 해저 광케이블이 설치돼 있으며, 그 총 길이는 약 140만km에 달한다. 이는 지구 둘레의 약 35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거리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일본, 중국, 미국 등과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인 KT, LG U+, SK Broadband 등 통신사가 독자적으로 또는 컨소시엄으로 이 케이블을 설치해 왔다.

 

해저 광케이블 구조

바닷속 극한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단단한 구조가 필요하다. 해저 광케이블은 단순히 유리섬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겹으로 보호되어 있다. 기본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광섬유 코어(Core)
    디지털 신호를 빛의 형태로 전달하는 중심 역할. 직경은 약 8~10㎛(마이크로미터)로 매우 가늘다.
  2. 클래딩(Cladding)
    빛이 코어 내부에서 반사되며 손실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층.
  3. 코팅 및 강화층(Buffer & Strength Member)
    외부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광섬유를 보호하며, 보통 케블라(Kevlar) 섬유나 스틸 와이어가 들어간다.
  4. 방수층 및 폴리에틸렌 외피
    바닷속 염분과 압력으로부터 전체 구조를 보호하며, 바깥쪽은 내식성과 절연성이 강한 폴리에틸렌 재질로 마감된다.

해저 환경에 따라 추가로 철갑(armored layer)이 들어간 버전도 있다. 이는 수심이 얕고 어업이나 선박 앵커에 의한 손상이 우려되는 구간에서 사용된다.

 

해저 광케이블 설치방법

해저 광케이블 설치는 단순히 배 위에서 줄을 바다에 던지는 것이 아니다. 고도의 정밀 기술과 계획이 필요한 작업이다.

  1. 해저 지형 조사 (해도 측량)
    설치 전에는 바다 밑 지형, 지질, 해류 등을 정밀하게 조사한다. 돌출된 암반, 해저 화산 활동, 어장, 해저 자원 등이 있는 구간은 우회해야 한다.
  2. 설치 경로 확정 및 승인 절차
    설치할 국가는 물론 인접 국가의 허가도 필요하다.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따라 국제법적 승인 절차가 복잡하다.
  3. 전용 케이블 부설선 이용
    길이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케이블을 운반하고 설치하는 선박이다. 하루에 약 100~150km까지 부설 가능하다. 깊은 수심에서는 해저에 자연스럽게 침강시키지만, 얕은 구간은 해저에 묻는 **매설 장비(Plough)**를 사용해 바닥 1~2m 아래로 삽입한다.
  4. 중계장치(REP: Repeater) 설치
    50~100km 간격으로 전기 증폭기 역할의 리피터를 설치해 광신호의 감쇠를 방지한다. 전력 공급도 케이블을 통해 같이 이뤄진다.
  5. 육상 접속 및 운영센터 연동
    해저 케이블은 해안선 근처에서 육상 통신 인프라와 연결되며, 트래픽 관리와 유지보수를 위한 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해저 광케이블 수리 과정

케이블이 끊어지는 경우는 주로 지진, 어망에 걸림, 배의 닻에 의한 손상 등이 원인이다. 문제는 이를 고치는 데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비용이 들고, 수리에만 2~4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1. 이상 징후 감지
    데이터 지연, 손실률 증가 등을 통해 문제가 있는 지점을 추정한다. 대부분 통신사 NOC(Network Operation Center)에서 실시간 감시한다.
  2. 손상 지점 파악 및 수리선 출항
    GPS와 거리 측정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전용 수리선이 투입된다.
  3. 케이블 인양 및 절단
    바다 속에서 손상된 케이블을 크레인을 이용해 인양하고, 파손된 부위를 잘라낸다.
  4. 스플라이싱(Splicing)
    광섬유 단면을 정밀하게 맞대어 융착 하고, 다시 방수와 절연 처리를 한다.
  5. 재매설 후 테스트수리가 완료되면 다시 바다 속에 넣고, 테스트를 통해 통신 품질을 확인한다.

해저 광케이블은 단순한 통신선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 거래, 국제 화상회의,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우리의 일상이 이 케이블 위에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실생활과 국가 경쟁력에까지 직결되는 만큼, 그 기술력과 관리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다.

광케이블 부설선이란?

광케이블 부설선은 바닷속에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하거나 수리하는 특수 목적의 선박이다. 일반 화물선과 달리 통신용 케이블을 수천 킬로미터 단위로 감아 적재할 수 있는 구조이며, 정밀한 위치제어와 해저 매설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60척 안팎의 전문 케이블 부설선이 운영 중이며, 한국에는 KT Submarine, SK 해저케이블, 현대글로비스, LS전선 등이 이 분야에 진출해 있다.

 

광케이블 부설선의 구조와 장비

이 선박들은 일반 화물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도화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주요 구조와 기능은 다음과 같다.

 

1. 케이블 탱크 (Cable Tank)

지름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거대한 원통형 탱크 안에 감아서 보관한다. 케이블은 무게가 상당하여, 보통 한 선박에는 최대 2,000~4,000톤 규모의 케이블을 실을 수 있다.

 

2. 케이블 페이아웃 시스템 (Cable Pay-Out System)

케이블을 바다에 부드럽게 풀어주는 장비로, 자동 조절 시스템을 통해 파도와 해류에 따라 텐션을 조정해준다.

 

3. 정밀 GPS 및 DP 시스템 (Dynamic Positioning)

해저에 정확한 위치로 케이블을 놓기 위해, 선박이 정해진 위치를 1m 이내 오차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성 GPS와 선박 자세 제어 시스템(DP)이 연동된다.

 

4. ROV(무인잠수정) 및 해저 매설기(Plough)

얕은 바다에서는 케이블이 노출되지 않도록 수심 1~2m 깊이로 해저에 묻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인잠수정과 매설기가 함께 탑재돼 있다.

하루 몇 km까지 설치 가능한가?

부설선은 하루 약 100~150km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으며, 작업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컨대 태평양을 횡단하는 경우, 전체 설치에만 40일 이상이 소요되며, 한 번의 프로젝트 당 평균 3~5천억 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간다.

광케이블 수리도 부설선의 역할

부설선은 단순히 설치만 하는 게 아니다. 해저에서 케이블이 끊어지는 경우, 수리 작업도 전담한다.
이때는 손상 지점을 GPS로 파악하고, ROV를 투입해 절단 및 인양, 새로운 케이블을 연결한 뒤 스플라이싱(융착 작업)과 방수 처리를 거쳐 다시 해저에 안착시킨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당시, 수십 개 해저케이블이 단선되어 부설선이 긴급 투입된 바 있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고, 국제 결제를 하며, 해외와 자유롭게 소통한다. 이 당연한 일상은 수면 아래,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에서 묵묵히 작업하는 광케이블 부설선 덕분이다. 이 거대한 배 한 척이, 전 세계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바닷속에 건설하고 있다. 앞으로도 데이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광케이블 부설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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